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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사자처럼(명지대학교 자연)

조금 많이 늦은 11기 마무리와 12기 운영진 시작

11기에서 활동하며 "개발"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다.
 
쉬운 알고리즘 문제나, 심심풀이로 구현을 해 보는 게 전부였던 나에게 11기 활동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웹 개발을 처음 접하고, 백엔드 개발도 처음 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세션을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개발이 즐거웠기에 버틸 수 있었다.
 
해커톤을 하며 나보다 뛰어난 팀원과의 소통도 경험해 볼 수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
해커톤 당시에는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세상은 매우 넓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널렸다...
이 자괴감은 곧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변화되었다. 해커톤이 끝나고, 진정한 방학이 시작되었지만, 해커톤 코드를 리팩터링하고 부가적인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하며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계속해서 튀어나왔지만, 밤낮없이 씨름하며 독학을 이어나갔다. 
 
여태 대학을 다니며 CS 지식을 주로 배웠다. CS도 물론 중요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나는 "그래서 이걸 가지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해커톤이 끝나고 개발을 독학하며 대학교 강의에서는 접해본 적 없던 날 것의 지식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먼저 해 보고 나중에 깨닫기" 공부법을 만들었다. 동작하는 코드를 우선 적용했고, 코드나 사용되었던 라이브러리, 아키텍처에 대한 공부를 그다음 순서로 두었다. 확실히 대학 강의와는 다른 방식이었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11기 활동은 종료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12기 대표로 지목받은 다른 회원에게 연락을 받았다. 12기 서버파트장 활동 제안이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내부 사정은 모른다. 할 사람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다 나에게까지 연락이 온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조금이나마 성장했고, 이 사실이 남에게도 비쳤다는 것이었다.
 
잠시 동안 수많은 생각을 했다. 성취감, 부담감, 불안감이 동시에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인정받았다는 것이 기뻤지만, 부담감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도, 나는 웹 개발에 입문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하고 싶었다. 내가 혼자 공부하며 얻은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고, 무지에서 오는 역경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수락했다. 대학 생활 중에 했던 선택 중 가장 무거운 선택이었다. 아직도 그때만 떠올리면 알 수 없는 감정이 든다..
 
 
 
어쨌든, 멋쟁이사자처럼 명지대(자연) 12기 서버파트장으로써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11기에서는 Nest.js를 다루었는데, 나는 TypeScript보다는 Java를 더 선호했기에, 12기 서버파트의 프레임워크를 Spring Boot로 결정했다.
 
 
그런데, 매우 큰 문제가 있었다. 나는 Spring Boot를 사용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Nest.js와 비슷한 구조의 프레임워크인 것은 알았지만, 사용해 본 경험이 없는 프레임워크에 대한 지식을 두 달 안에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로 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미션이었다.
 
결론적으로는, 80%는 성공했다.
겨울 방학 동안 하루에 8시간은 기본으로 투자했던 것 같다. Nest.js에서 사용했던 기능이나 구조를 그대로 Spring Boot에 적용하고, 올바른 방법인지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공부했다. Controller, Service, Entity, Repository와 같은 큼직한 개념은 비슷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GitHub에서 Star 수가 많은 레포지토리를 찾아 clone 받아 코드를 살펴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한 레포지토리도 있었고, 객체지향 설계를 더 우아하게 적용한 레포지토리도 있었다.
 
많은 것을 베끼면서 지식을 점차 내 것으로 만들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먼저 해 보고 나중에 깨닫기" 공부법이 많은 도움이 됐다.
 
가장 크게 성장하게 되었던 계기는 따로 있다.
12기 회원 모집을 위해 지원 사이트를 개발해야 했다. 프론트는 12기 운영진 세 명, 백엔드는 나 혼자였다.
백엔드가 나 혼자이긴 했지만, 매우 좋은 기회였다. 뭐든 일단 해 봐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기 지원 사이트 개발 기간은 2024.01.21~2024.03.07. 대략 한 달 반이었다. 이 기간 안에 지원 서비스, 관리자 서비스를 나 혼자 개발해야 했다.
 
물론, 정말 힘들었다. 거짓말 없이 17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개발한 날도 있었고, 밥을 며칠 동안 먹지 못한 적도 있었다. 살면서 처음 번아웃이라는 것을 맞이하기도 했었다.
 
 
성장하는 재미, 이거 하나만 보고 달렸다. 12기 회원 모집은 별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현재는 거의 모든 세션이 끝났다.
 
아직 12기 활동이 많이 남았지만, 한 학기 동안 세션을 진행하며 책임감도 느낄 수 있었고, 세션 자료를 만들며 지식을 더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